통역사가 애플뮤직을 거쳐 AI 웹툰 SaaS를 만들기까지
통역사가 애플뮤직을 거쳐 AI 웹툰 SaaS를 만들기까지
여러분은 어쩌다 창업을 하게 되었나요? 이번 메이커 스프린트 1기에 참여하신 @Danny Lee 님은 통역가, 애플뮤직 리드, 행사기획자 등을 거쳐 지금은 프롬프트를 작성하면 웹툰을 생성해주는 WeToon을 만들고 계신데요.
- 우선, 미국에서 통역사를 그만두고 애플뮤직에 합류하셨습니다.
- 그리고 애플에서는 팀 리드가 되어 직접 팀빌딩까지 담당하면서 많은 성과를 만드셨고요.
-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진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 한국에 왔고, 지금의 WeToon을 하고 계세요.
그래서 오늘은 AI 제품을 만들기까지 어떤 도전을 하셨는지, 평소에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배우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는지 여쭤봤습니다.
WeToon은 어떤 제품이고, 만드는 과정에서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WeToon은 쉽고 빠르게 4컷 웹툰을 생성해주는 AI SaaS에요. 저는 팀에서 개발 이외의 모든 일을 맡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우선 타겟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초기에는 소상공인 분들이 WeToon에 많은 관심을 보이셨어요. 요즘 자영업하시는 분들은 SNS 등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웹툰을 활용하더라고요.
하지만 메타 광고를 통해 핵심타겟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WeToon에 대한 관심이 소상공인 분들보다는 기획자분들이 더 많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마케터가 없는 초기 기획자가 앱이나 웹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웹툰을 생성하기 위해 프롬프트를 조정했어요.
그런데 핵심타겟이 웹툰을 제작할 때 말풍선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높은 이탈률을 보였어요. 유저를 만나보니 어떤 멘트를 작성해야 메세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전문성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과정이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건당 10만원을 받고 시나리오 프롬프트를 생성하면 그 이후에 말풍선을 생성하고 어울리는 멘트를 대신 만들어주기로 했어요. 그렇게 10만원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죠.
10만원 프로젝트에 대해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10만원에 말풍선과 어울리는 멘트를 대신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문의하는 분이 없었어요. 가격이 문제일까 싶어 10만원에서 5천원까지 비용을 낮춰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원인을 찾기 위해 제품을 사용한 유저들을 일일이 연락해 피드백을 받았고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 그럼 시나리오를 적는게 어렵나보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구간에서도 이탈율이 높았으니까요.
하지만 결론은 아래와 같았어요.
그림체를 원하는대로 바꿀 수 없다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고객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미 WeToon으로 웹툰을 완성한 분들이 이탈한 이유는 그림체였어요. 예를 들면, B2B 홍보웹툰과 인스타툰을 원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현재는 유저가 원하는대로 그림체를 수정할 수 없다보니 관심을 가지고 들어온 분들은 많았지만 재방문을 하지는 않으신거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고객이 저희 제품에서 가장 핵심으로 느끼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서 정말 유의미했어요.
WeToon 이전에는 통역사였다고 들었어요
저는 원래 미국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나왔어요. 스탠포드 대학병원과 USCIS(미 이민국)에서 통역사로 일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하면할수록 2가지 이유로 통역사라는 일이 저랑 맞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먼저 통역사라는 직업의 특성인데요. 한 번은 대학원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통역사는 철저한 조연이다. 절대 주인공보다 눈에띄면 안되고, 생각을 하거나 의견을 덧붙여도 안된다.
옷은 항상 무채색으로 입어야 한다.”
하지만 전 언제나 주인공이 되어 인정받는 것을 즐겼어요. 유니셰프를 알리기 위해 대회를 주최하거나, 축구대회를 기획해서 진행한 적도 있고요. 이런 성향을 가진 제가 통역사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통역사는 다양한 도메인의 배경지식을 익히기 위해 매주 주간지를 읽어야 하는데요. 다른 통역사들은 특이한 단어/표현 등에 밑줄을 긋고 익혔어요. 하지만 저는 주간지를 보면 볼수록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비즈니스를 배우기 위해 학교를 졸업하고 애플뮤직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애플뮤직에서 팀 리드를 맡고도 충족하지 못한 자유
애플 뮤직에서는 K-POP의 메타데이터를 관리하는 일을 했어요. 처음 합류했을 때는 다른 분들보다 더 빠르게 온보딩을 하고 주어진 업무를 빠르게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팀 리드가 넷플릭스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저보다 연차가 높은 분들은 퍼포먼스가 부족해 해고되는 상황이 생겼어요.
그래서 어쩌다보니 제가 리드를 맡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평소 같았으면 절대 들어가지 못했을 미팅에도 참여하게 되었고, 신입사원 채용도 담당했어요. 이렇게 전보다 많은 권한이 주어지다보니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은 업무를 가져와 수행했어요. 실제로 현재 한국의 애플뮤직에 제가 만든 규정들이 많이 적용되어있는데요, 이것도 당시의 제가 수행한 업무였어요.
좋았던 애플에서의 기억도 2가지 이유 때문에 어려웠어요.
우선 비자 문제로 더 이상 일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두 번째로, 생각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제약이 많아 답답했어요. 예를 들면, 한 가지 변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결재를 받아했거나, 제가 뽑은 신입사원을 위에서 해고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애플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진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자 문제가 겹치면서 이참에 한국에서 창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창업 → 취업 → 창업
그렇게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던 친구 한 명을 설득해 창업을 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약 6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중단하게 됐어요. 우선 그 친구는 연구원이라 창업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저는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지금 당장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일단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회사가 돌아가는 구조를 익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국제 행사를 대행하는 국제행사기획사에서 일을 시작했고요. 이때도 꽤 좋은 성과를 많이 냈는데요. BBC에 계신 분을 연사로 모시기 위해 영국에 가서 5~6시간동안 담배피러 나온 BBC 직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세일즈하기도 했고, 프랑스에서 연사를 섭외하기 위해 또 날아가 내부직원들과 친분을 쌓으며 결국 연사섭외에 성공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꽤 즐겁게 회사생활을 하다 한 번은 저희가 대행했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발표하는 대학생들을 보게 되었어요. 엄청 반짝반짝하더라고요. 그리고 제 목적을 다시 상기했어요.
“아, 나는 창업을 하는게 목표였지”
그리고 그때 창업 부트캠프 ‘창’의 광고를 보게 되었고, 바로 합류해서 지금의 WeToon을 만들고 있는 재관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앞으로의 계획
최근에 기획자를 타겟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교육자 분들이 예상보다 더 많이 유입되고, WeToon으로 퀄리티 높은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교육자는 복잡한 개념을 학생들에게 쉽게 풀어서 전달해야하는데, 웹툰이 이런 부분을 잘 해결했다는 생각이었고요. 그래서 앞으로 교육자를 핵심타겟으로 제품을 고도화해볼 생각이에요. 그리고 병렬적으로 그림체 설정에 대한 기능을 고도화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웹툰으로 PR을 원하는 기획자, 자영업자 분들로 확장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