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님이 Day 1부터 매출을 만들면서 SaaS 개발을 시작한 방법
수민님이 Day 1부터 매출을 만들면서 SaaS 개발을 시작한 방법
평균적으로 B2B SaaS를 한 번 판매하기까지 평균 84일이 걸립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의 SaaS는 개발력과 신뢰도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요. 그래서 SEO 컨텐츠, 웨비나 등을 통해 초기 리드를 많이 확보하며 충분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메이커 스프린트에 1기에 참여하신 @최수민 님은 미리 만들어진 UI와 기능을 조합해서 원하는 CRM/ERP를 만들 수 있는 프레임워크인 토니를 만들며 이런 시도를 하셨어요.
- 우선,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직접 고객이 되어 업계 사람들이 고객에게 어떤 제안을 하는지 파악했어요. 이 과정에서 제품개발의 범위까지 정할 수 있었어요.
- 그 다음 외주를 반복하며 완성된 제품이 없어도 고객을 만나고 매출까지 발생시켰어요.
- 만약 고객의 IT 친숙도가 낮아서 세일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세 가지를 기억하세요. 고객이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를 이해하기, 전문가의 인용문구, 최소 2~3개의 실제사례. 수민님은 이 세 가지로 세일즈 전환율을 이전대비 60% 개선했어요.
이외에도 B2B SaaS를 만드는 초기 팀이 참고할 수 있는 몇 가지 GTM 팁을 공유해주셨는데요, 이번 글을 통해 다 정리해봤어요 :)
패션 스타트업 창업 → 외주사 창업 → 토스 입사

// 대학교 때 창업한 패션 스타트업
대학교 때가 첫 창업이었어요. 패션을 좋아해서 패션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그렇게 약 2년 반 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월 매출을 2억까지 달성하고 시드투자까지 받았지만, 당시의 무신시와 29CM가 엄청난 프로모션으로 많은 고객을 획득하면서 사업을 접게 되었어요.
이렇게 첫 창업을 정리하고 대학으로 돌아왔더니 그동안 이수하지 못한 18학점이 남아있었어요. 그런데 1년동안 학교만 다니기는 너무 아쉬워서 외주사를 차렸어요. 초기 클라이언트는 이전 창업을 하면서 만났던 팀 중, 개발력이 부족한 팀을 타겟해 고객으로 모셔올 수 있었고요. 그렇게 1년동안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여유가 생긴 뒤부터는 아지트도 만들었어요.
그러다 하루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일하기 싫을텐데 외주는 딱 일한만큼만 보상이 돌아온다.
같은 시간을 일해도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내 가치를 높여야겠다“
이때 나의 가치를 빠르게 높이기 위해서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 환경에 있어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생각되는 토스에 입사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1년만에 퇴사했습니다.
저는 일에 대한 결과물이 제 것이 아니거나, 충분한 통제권이 주어지지 않을 때 몰입이 어렵고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토스에서의 일상도 나쁘지 않았지만, 저는 저의 것을 만들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 전에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토니를 시작한 계기
// 외주를 진행했던 아지트
퇴사한 뒤로는 미디어아트를 했는데요, 그래도 돈은 벌어야하니 병렬적으로 외주를 다시 시작했어요. 그런데 외주 문의 중에서 CRM 의뢰가 정말 많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냥 엑셀을 그대로 개발해달라는 수준의 요구였고요. 사실 스프레드시트나 노션을 사용하면 되는데 왜 굳이 이 돈 들여서 CRM을 개발하려고 하는지 궁금해서 150만원을 주면 노션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제안도 해봤어요. 그런데 아래의 이유를 들며 거절하셨습니다.
- 보안에 대한 걱정 때문에 사내망을 활용하고 싶음
- 노션/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할 경우, 이후에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없음
- CRM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IT 친숙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외부 제품을 사용하면 러닝커브가 높음. 그래서 자체 CRM과 메뉴얼을 만들어 주입식 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함
그리고 이렇게 IT 친숙도가 낮고, 사내망을 활용해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을 위한 SaaS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 외주사의 고객이 되어 업계 분위기 파악하기
그렇게 제품개발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왔어요. 어떤 기능까지 만들어야하는지, IT 친숙도가 낮은 고객과는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 등의 고민이 있었죠.
그래서 직접 외주사의 고객이 되어보는 것이 이 업계의 분위기를 빠르게 익히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직접 여러 외주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견적서를 받아보면서 시장에 대한 감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크게 3가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솔루션과 그것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 고객 입장에서 매력적인 제안과 매력적이지 않은 제안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업계에서 뛰어난 사람이 일하는 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소통방식, 신뢰를 주는 방식 등.
외주를 반복하며 고객과 매출을 동시에 잡기
그렇게 기본적인 Baseline을 빠르게 파악한 다음에는 시장 평균 가격의 80%~90% 선에서 외주를 반복하면서 고객, 매출, 제품개발을 동시에 진행했어요. 이때, 빠른 이터레이션을 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 적정 수준의 외주를 진행할 필요가 있어요.
마찬가지로 외주를 반복하면서 3가지 레슨런이 있었어요.
- 고객을 만나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어요. SaaS는 특성상 제품이 개발되지 않았거나, 고객이 필요로하는 기능이 없는 경우 세일즈가 어려워지는데요. 외주는 구현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을 당장 만족시킬 수 있어요. 게다가 돈을 낼 준비가 된 유저들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바로 말해줍니다.
- 병렬적으로 제품개발도 가능합니다. 현재의 토니는 라이브러리인데요, 외주개발을 진행하면서 토니를 활용해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토니에 없는 기능이 필요하면 그때그때 개발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때 새로 개발한 것의 활용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토니에 추가하는 식으로 제품을 고도화시키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방향성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어요. 저는 처음에 버블같은 노코드 SaaS를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타겟 고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SaaS를 당장 만들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면서 방향성을 잡게 되었어요.
반대로 외주를 반복할 때의 단점도 있는데요. 장단점을 모두 이해한 상태에서 외주를 진행해야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어요. 외주의 단점은 아래와 같아요.
- 요구사항을 잘 조율하지 못하면 고객의 지엽적인 요구사항을 대응하는데 시간을 빼앗길 수 있어요.
- 한 번에 대응할 수 있는 고객 수가 적어요. 외주 특성 상 고객 한 명 한 명에 매우 깊게 관여하며 소통/개발을 하다보니 시간소모가 커요. 그래서 저는 지금 최대 3팀까지만 수주하고 있어요.
- 맥락 전환이 잦아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제품개발과 외주 프로젝트를 병행하다보니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이죠.
IT 친숙도가 낮은 고객에게 어필해야하는 정보 3가지
그리고 IT 친숙도가 낮은 고객에게 세일즈할 때는 최대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명쾌하게 해결해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저는 CRM이다보니 고객사가 공통적으로 개인정보와 보안에 대한 우려를 가장 많이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잘 준수되어 있다. DB 암호화도 해서 괜찮다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결국 이렇게 소통한 건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컨설팅펌에 다니는 친구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물어봤고, 아래와 같은 답변을 주었어요.
“고객이 특히 어떤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A4용지 2~3장의 분량으로 답변을 해야한다”
이 말을 듣고 세일즈와 개인정보법령에 대한 공부를 한 다음 세일즈 덱에 아래의 내용을 업데이트했습니다.
- 개인정보 / 보안 관련 법령의 구조를 쉽게 풀어서 정리
- 전문가의 인용문구
- 2~3개의 실제사례
// 개인정보보안과 관련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한 세일즈덱
실제로 새로 업데이트한 세일즈 방식을 적용했을 때 고객 전환율이 약 60% 개선되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고객사를 만나기 전에 미리 궁금해하는 부분을 물어보고, 이걸 명쾌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반복하고 싶지 않은 실수
저는 처음부터 토니를 SaaS로 개발하려 했어요. 그래서 시간낭비를 꽤 했고요. 고객들의 지불용의는 내가 만들어주는 제품이지, 내 SaaS가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그래서 요새는 외주용역으로 수주하고, 고객사에는 토니를 사용한다는 말도 안합니다. 이렇게 하니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어 세일즈시 전달력/설득력이 체감되게 높아졌어요. BEP를 맞춘 채 사업할 수 있어 심리적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고요!
요새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버티컬 SaaS를 만드는 메이커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 번쯤은 저단가 외주를 해보면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
현재 거의 1인 개발로 외주와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제가 어느 수준에서 과부하가 오는지 알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점을 파악해서 재무적 지표를 기획한 다음 어떻게 비즈니스를 스케일할 수 있을지 계획하려 해요.
팀원채용도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외주사를 운영하면서 배운 것은, 팀이 여유로울 때 팀원을 채용하면 R&R을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에요. 오히려 팀이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채용해야 명확한 R&R을 부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현재는 고객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더 많은 고객과 이야기 나누며 마켓에 대한 이해도과 제품의 수준을 높이고 싶습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CRM/ERP를 만들고 싶은 분은 수민님께 연락해보세요 :)